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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상

봄이면 아름다운 명자 나무 꽃

by 安喩齋 2020. 3. 8.

틈나는 대로 근교에 나가 휴식을 취하곤 하는데, 근처 버스 정류장에 아름다운 명자나무가 있었다. 정열적으로 봄을 알리는 명나무 꽃이 좋다. 그렇게 크고 아름다운 명자나무를 본적이 없다. 자두만한 모과처럼 생긴 열매를 맺는다는 것도 그 나무에서 알았다.


지난 봄, 뭉터기로 땅을 뚫고 올라 온 싹에서 한 싹을 누구의 허락도 없이 캐다 심었다. 혹시 죽으면 어떻하나, 그냥 두었으면 살았을 것을, 정성을 다해 살렸다. 그 곳을 지날 때면, 뭉터기 것과 비교하였다. 그 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을 때마다, 간신히 생명을 유지한 것을 보며, 안스러웠다. 양심의 가책이 더해 갔다. 


어느날, 정류장의 뭉터기 자란 나무들이 모두 잘려나간 것을 발견하고, 그제서야 캐다 심었던 양심의 가책에서 벗어 났다. 오히려 캐다 심기를 잘 했구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늦 가을, 그 곳을 지나며, 깜짝 놀랐다. 내가 처음 본 그 아름답던 명자나무가 가차없이 잘려져 땅에 놓였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허탈감에서 그 이유를 아직까지 풀지 못하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지 않고 그렇게 무참하게 베었을 가? 


벤 사람에게는 필요없는 나무였겠으나, 나에게는 그 이상 아름다운 명자나무를 본적이 없다. 베어 버릴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나무를 나의 농막 뜰에 옮겨 심고, 그 아름다움을 즐겼을 것이다. 상호 정보전달의 부재가 아름다운 나무를 죽게 만들었고, 나무를 베는 수고를 하였던 것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손실이다. 정보 전달이 잘 되는 사회에서는 자원의 효용성을 높인다. 사람이나 물건이나 필요로 하는 곳에 있어야 한다. 이는 경제의 본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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