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전철을 타고 가는데, 내 앞에 초등학교 잘해야 2학년 정도 되었을 가하는 여자 어린이 두명하고 그들 어머니로 보이는 자매가 탓다. 그러고 보니 각기 딸 하나씩 둔 자매가 방학을 맞아 박물관으로 아이들 방학 과제를 수행하려가는 것같았다.
한 여인이 인터넷에서 출력한 프린트 물을 가방에서 꺼 내더니, 그걸 보면서 아이들에 물어 본다.
"정조의 이름이 뭐냐?" 고 묻는다. 조선의 왕의 이름을 아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국사전공 대학생이라해도 조선 왕의 이름을 어디까지 알 가? 이 문제가 왜? 어려운 문제인지 그리고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야 할 이유를 안다면 그는 최소한 국사정공 석사학위 이상자는 될 것이다. 그러니 국사 전공 석사학위자에게도 꼭 알아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의미이다.
보기에도 참으로 딱하였다. 그걸 왜 알아야 할 가? 본인은 우리나라 현행 국사 교육에 대하여 절대 부정적이다. 이유는 불필요한 것들을 가르치고 정작 역사에서 가르쳐야 할 것을 안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사교육 자체를 과거처럼 축소하는 것이 낮다는 입장이다. 공부시간을 늘려 필요없는 것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잘 못된 역사공부를 어릴 때부터 심어 주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그와 비슷한 질문을 아이들에게 계속 던지는 것을 목도하면서 참으로 암담함을 느꼈다. 매국행위노와 다름없던 식민사관에 찌들은 이들이 노령으로 사라져 가는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겼는데 그게 아니라니 앞이 캄캄해졌다.
그렇잖아도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역사 공부 개론서를 지어야 하겠다며, 십 여 년전부터 자료들을 구비하고 차일피일 하던 차라 부끄러웠다.
역사(국사) 공부를 무슨 목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여야 하는지? 꼭 알기 쉽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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