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상대를 호칭할 때, 곤란할 때가 있다. 직장에서 은퇴한 이에게 과거 직장의 직급을 부른다는 것도 쑥스럽고 이름 뒤에 씨자를 붙여 부르는 것도 이상하다. 이럴 때, 스스럼없이 부를 호가 있으면 좋다. 옛 선비들도 이래서 호를 지어 불렀던 것이다.
가끔 호를 지어 달라는 후배도 있고, 선배되시는 분도 있다. 후배에게는 선듯 호를 지어 줄 수 있으나, 선배되는 분에게 호를 지어 드린다는게 옛법에는 맞지 않아 망서려 진다. 그래도 지어달라고 부탁하기에 어쩔 수 없어 지어 놓고 막상 드리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후배가 호를 지어 달라기에 지었더니 무척 좋아한다.
鄭 ㅇ ㅇ 君 賜 號
無 得
호기(號記)
평소 鄭君을 지켜보아온 이로서 中庸 章 句의 無자와 得자를 取하여 無得이라 作하다.
君子는 素其位而行이오 不願乎其外니라. 군자는 그 자신의 처지에 마당하게 처신할 뿐. 처지 밖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素富貴하야 行乎富貴하며, 부귀에 처해선 그에 마당하게 처신하고,
素貧賤하야 行乎貧賤하며, 가난하고 천한 곳에 처해선 그에 마땅하게 처신하며,
素夷狄하야 行乎夷狄하며, 오랑케 땅에 처해선 오랑케 땅에 마땅하게 처신하며,
素患難하야 行乎患難이니, 어려움에 처해선 어려움에 마땅하게 처신하나니
君子는 無入而不自得焉이니라. 군자는 들어 가 얻지 못할 곳이 없다.
2014년 8월 20일
安 喩 齎 撰
'단 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에서 (0) | 2014.10.05 |
---|---|
주례(어른)가 없는 세상 (0) | 2014.10.03 |
작금의 세태을 보며 (0) | 2014.06.25 |
문지명자는 즉각 사퇴해야 (0) | 2014.06.19 |
문창극 지명자 바로 알자 (0) | 2014.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