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劉劭)의 <人物志>를 보니 ‘칠사(七似)’라는 말이 나온다.
‘일곱 가지 사이비’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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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여서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이 있으니, 이는 마치 ‘막힘없이 흐르는 듯’하는 것이다.
● 둘째, 알고 있는 이치는 적은데도 제시하는 단서는 많은 사람이 있으니, 이는 마치 ‘박식한 이해가 있는 듯’하는 것이다.
● 셋째, 빙 둘러 말하여 다른 사람의 뜻과 합치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는 마치 ‘찬성하여 이해한 듯’하는 것이다.
● 넷째, 맨 뒤에 말하여 어른인 듯 처신하며 많은 사람들이 편안히 여기는 바를 따르는 사람이 있으니, 이는 마치 ‘판단을 잘 내리는 듯’하는 것이다.
● 다섯째, 논란거리를 피하여 응답하지 않고 마치 ‘여유가 있는 듯’하는 사람이 있는데, 실은 잘 모른 것이다.
● 여섯째, 서로 통하기를 원하면서 입으로만 알아듣는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는 마치 ‘기뻐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기뻐하지 않는 것이다.
● 일곱째, 이기려는 마음 때문에 사실적 근거도 없으면서 궁색해지면 묘한 말로 둘러대고, 자기가 불리해지면 남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사람이 있는데, 실은 비기기를 구하려는 것으로, 이는 마치 ‘이치 상으로 굽힐 수 없는 듯’하는 것이다.
무릇 이 일곱 가지의 사이비에는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간다.